일맛 · 일맛 리뷰·관점 | AI와 일
2025년, 하나의 AI를 기다리다 여러 AI를 골라 쓰게 됐습니다
디자인, 영상, SaaS, 개발에서 돌아본 변화. 모델 순위보다 팀의 작업과 취향에 맞는 도구를 찾게 된 한 해였습니다.
2025년 12월 공개한 연말 회고를 글로 정리했습니다. 당시 팀의 사용 경험과 관점이며 현재 모델 순위나 서비스 추천표는 아닙니다.
언젠가 아주 강력한 AI 하나가 나오면 모든 일을 맡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 말에 돌아본 제 작업은 달랐습니다.
자료를 찾을 때, 전략을 생각할 때, 문서를 쓸 때 손이 가는 도구가 달랐습니다. 저희 팀에서도 ChatGPT, Gemini, Claude, Grok, Perplexity를 필요에 따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배달앱을 바꿔가며 쓰듯 여러 AI를 오가게 됐습니다.
하나의 순위보다 작업에 맞는 선택
영상에서 저는 2025년을 AI를 골라 쓰는 해라고 표현했습니다. 당시 창의적인 글쓰기는 Claude를, 웹 자료 조사는 Gemini를 더 선호했습니다. 이것은 제 사용 취향이었고, 모든 작업의 성능 순위를 확인한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답변의 내용뿐 아니라 말투와 협업하는 느낌도 선택에 영향을 줬습니다. 같은 기능이라도 내가 하려는 일과 원하는 결과가 다르면 편하게 느끼는 도구가 달라졌습니다.
여기서 영상의 통계 하나는 바로잡아야 합니다. Stanford 2025 AI Index가 소개한 78%는 2024년에 AI를 사용한다고 답한 조직의 비율입니다. 단일 모델을 쓰는 사용자 비율이 아닙니다. 따라서 영상에서 연결했던 단일 모델 78%와 복수 모델 53%의 전환 비교는 이 글의 근거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Stanford 2025 AI Index
여러 도구를 선택하게 됐다는 이야기는 저희 팀에서 관찰한 변화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디자인에서는 모델과 취향이 함께 보였습니다
이미지 분야를 돌아보면 지브리풍 이미지가 퍼졌던 시기와 Nano Banana가 관심을 모았던 시기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AI 이미지를 기술 뉴스로 보던 사람들이 자신의 프로필이나 콘텐츠에 직접 써보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하반기에는 이미지 모델이 다른 제작 도구 안에 들어오는 소식도 눈에 띄었습니다. 모델을 단독으로 평가하는 것과 익숙한 작업 화면에서 쓰는 것은 느낌이 달랐습니다.
Midjourney를 보면서는 개인화와 스타일에 더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얼마나 실제 사진 같은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감도도 있었습니다. 저는 AI 이미지 자체가 어떤 취향을 가진 표현 방식으로 받아들여지는 듯하다고 느꼈습니다.
모든 창작자의 반응을 조사한 결론은 아닙니다. 한 해 동안 도구와 결과물을 보며 제게 남은 디자인 분야의 인상이었습니다.
영상은 한 번의 생성에서 제작 흐름으로
Veo 3와 Sora 2의 등장은 영상 제작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멋진 시연 하나를 보는 것을 넘어 실제 작업에 어느 부분을 가져올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이미지를 먼저 만든 뒤 움직임으로 이어가거나, 시작과 끝의 장면을 정해 결과를 유도하는 제작 방식에도 관심이 갔습니다. 다만 이 방식이 언급한 모든 제품과 버전에서 똑같이 제공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영상에서는 스톡 이미지·영상 플랫폼이 생성형 AI를 품는 흐름도 이야기했습니다. 음성, 이미지, 영상 도구의 경계가 이전만큼 선명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서비스들이 서로 비슷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떤 모델을 탑재했는지와 함께, 내가 만드는 장면에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습니다.
SaaS의 화면과 개발의 출발점이 달라졌습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에서는 버튼과 메뉴로 하던 일을 자연어로 요청하는 방향이 눈에 띄었습니다. 영상에서는 이를 UI의 실종이라고 크게 표현했지만, 모든 관리 화면이 실제로 사라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는 표면의 조작이 단순해지는 방향을 보면서 축구를 떠올렸습니다. 전술이 정교해질수록 움직임이 비슷해 보이는 것처럼, 여러 서비스의 사용 경험도 닮아가는 듯했습니다. 편리함과 개성의 관계에 대한 개인적인 비유였습니다.
개발에서는 바이브 코딩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만들고 싶은 느낌이나 기능을 설명해 프로토타입을 빠르게 보는 방식입니다. 개발 도구를 넘어 Figma나 Canva 같은 제작 도구에서도 이런 접근을 보게 됐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나온 코드가 곧 완성된 소프트웨어는 아니었습니다. 얼핏 맞아 보이는 코드에서 문제를 찾고, 디버깅하고, 검증하는 일은 남아 있었습니다. 만들어 쓰는 일이 가까워졌다는 기대와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 부담을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여러 일을 묶어주는 서비스에 대한 관심
Genspark, Manus, Skywork 같은 서비스도 회고에서 언급했습니다. 슬라이드나 보고서처럼 하나의 결과물로 시작한 관심이 여러 작업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넓어지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영상에서는 이를 여러 AI가 역할을 나눠 일하는 팀에 비유했습니다. 다만 각 서비스의 내부가 모두 같은 Mixture-of-Agents 구조라는 것을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사용자가 여러 결과물을 한 흐름에서 만들 수 있게 되는 방향을 설명한 비유에 가깝습니다.
제가 한 해의 변화에 붙인 이름은 선택의 시대였습니다. 도구가 많아졌다는 사실보다, 작업마다 다른 선택과 노하우가 생겼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저희 팀에게 AI는 필요할 때 도움을 받는 파트너로 더 가까워졌습니다. 무엇이 가장 강력한가를 계속 묻던 자리에서, 지금 만들려는 결과에 무엇이 잘 맞는가를 더 자주 묻게 된 한 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