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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는 죽지 않는다, 위협받을 뿐 — AI 에이전트 논쟁에 대한 2025년 1월의 판단
‘AI 에이전트가 SaaS를 대체한다’는 말 앞에서 지금 파는 제품이나 쓰는 도구를 가늠해야 한다면 읽어 볼 만한 글입니다. 2025년 1월 일맛 대담에서 스탠리가 ‘죽음이 아니라 위협’이라고 본 이유와, 먼저 흔들릴 SaaS의 조건을 정리했습니다.
다시 쓴 글입니다. 원글: 옛 NICEMOVE 블로그 「SaaS는 죽었다?」 (2025-07-21, 보관본). 당시 기록과 새로 확인한 내용을 구분해 표시했습니다.
2025년 1월 21일 공개한 일맛 영상을 글로 옮겼습니다. 영상은 진행자가 묻고 스탠리가 답하는 대담입니다. 이 글의 판단과 전망은 모두 2025년 1월 당시 그 답변을 요약한 것입니다.
2025년 7월 21일 옛 NICEMOVE 블로그에 올린 글을 영상 기준으로 다시 썼습니다. 옛 글은 AI 에이전트와 SaaS의 일반 해설이 중심이었습니다. 식당 비유, 사용자와 함께 자란 시간, SaaS가 없으면 데이터가 정리되지 않는다는 논거, 권한 집중과 거래 행동 이야기, ‘SaaS is under threat’라는 결론은 이번에 영상에서 가져왔습니다. 옛 글은 도입에서 나델라가 ‘SaaS is Dead’라고 말한 것처럼 적고, 끝에서는 인터뷰에서 SaaS가 사라진다고 직접 말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글은 보도된 발언의 요지로 정리했습니다. 그 뒤에 확인한 내용은 7장에 따로 적었습니다.
핵심 요약 — 2025년 1월 스탠리의 판단
- 논쟁: 2024년 12월, Microsoft CEO 사티아 나델라가 에이전트 시대에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아마 무너질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 말은 ‘SaaS is dead’라는 말로 옮겨져 화제가 됐습니다.
- 결론: ‘SaaS is dead’는 틀렸고 ‘SaaS is under threat’는 맞다는 결론입니다. 성장 둔화와 가격 경쟁은 실제 위협이지만, SaaS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봤습니다.
- 근거: 레시피가 공개돼도 식당에 가듯, 소프트웨어도 직접 만들기보다 사서 쓰는 편이 쉽고 빠르고 쌉니다. B2B SaaS에는 사용자와 함께 자란 시간이 쌓여 있습니다. 에이전트가 볼 데이터도 결국 SaaS 안에 정리돼 있어야 합니다. 견적·인보이스·계약처럼 거래를 움직이는 행동은 앞으로도 에이전트에게 쉽게 맡기지 않을 것입니다.
- 먼저 흔들릴 곳: UI만 얇게 얹었거나 기존 서비스를 베낀 SaaS입니다. AI가 없어도 사라질 곳이지만, AI가 그 속도를 높일 것입니다.
- 앞으로: SaaS와 AI 에이전트는 함께 갈 것입니다. 에이전트는 SaaS 안의 데이터를 찾고 잇는 일을, AI는 SaaS 개발을 도울 것입니다.
1. ‘SaaS is dead’라는 말이 퍼졌을 때
나델라의 발언은 2024년 12월 12일 공개된 팟캐스트 BG2에서 나왔습니다. 보도된 발언에 따르면, 나델라는 자사 Dynamics를 예로 들며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비즈니스 로직을 얹은 CRUD(생성·조회·수정·삭제) 데이터베이스로 설명했습니다. 그 로직이 모두 에이전트로 옮겨 가니, 에이전트 시대에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은 아마 무너질 것(collapse)이라는 취지였습니다.
이 발언은 ‘SaaS is dead’라는 말로 퍼졌습니다. 이 말을 섬네일이나 제목에 내건 영상도 여럿 나왔습니다. 스탠리는 섬네일만 보고 넘기다가, LinkedIn에 올라온 글을 보고 영상을 다시 봤습니다. 내용을 본 뒤에도, 틀린 말만은 아니지만 완전히 동의하지는 못한다고 했습니다(영상 0:28).
스탠리는 이 주장을 ‘얇은’ SaaS 이야기로 요약했습니다. 백엔드 시스템 위에, 데이터를 입력하고 저장하고 불러와 보여 주는 화면을 얹은 것이 SaaS라는 설명입니다. 그것이 SaaS의 기본 속성이라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백엔드와 데이터베이스 일이 AI로 넘어가면 이런 UI 중심 SaaS가 무너진다는 논리도 이해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SaaS가 통째로 죽는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2. 위협은 인정한다
부정한 것은 ‘죽음’이지 ‘위협’이 아니었습니다. 아래는 2025년 1월 당시 스탠리가 짚은 업계 사정입니다. 수치를 들지는 않았습니다.
‘변화의 징조’ — 위협을 인정하며 업계 사정을 짚기 시작하는 대목 — 영상 3:12
- 성장 둔화: 한국과 미국 모두 SaaS 전반의 성장이 더뎌졌다는 진단입니다.
- 판매: 예전 플레이북대로 파이프라인을 따라가는 판매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했습니다.
- 경쟁: AI 덕분에 SaaS를 만들기 쉬워져 경쟁사가 늘었다는 것입니다. UI 중심의 얕은 SaaS가 쏟아지며 가격·프로모션 경쟁이 붙고,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시장이 흔들린다고 봤습니다.
- 시장 흐름: 미국 경기는 엔비디아와 빅테크(매그니피센트 7)가 이끄는데, 그 밖의 이름난 SaaS 기업은 성적이 좋지 않고 업계 해고도 크게 늘었다고 짚었습니다. 경기는 좋은데 SaaS는 내리막이라는 것입니다.
SaaS의 지형은 달라질 것으로 봤습니다. 개발이 쉬워지면 업데이트가 빨라지고 선택지가 늘어 소비자에게는 좋습니다. 대신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버티지 못하는 소프트웨어 브랜드는 많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래도 SaaS라는 시장 자체는 죽기 어렵습니다. 생기고 사라지기를 되풀이하며 정리되고, 강한 곳이 남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3. 죽지 않는다고 본 이유
레시피가 공개돼도 식당에 간다
고급 요리 레시피는 YouTube에 다 나와 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매일 집에서 해 먹지 않고 식당에 갑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방법도, AI가 없어도 이미 다 공개돼 있습니다. 그래도 모든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 쓰지는 않습니다. 사서 쓰는 편이 더 쉽고, 빠르고, 싸기 때문입니다(영상 6:57).
식당 비유가 ‘사서 쓰는 이유’로 이어지는 대목 — 영상 7:25
예로 든 것은 CRM입니다. Salesforce나 HubSpot이 오랫동안 쌓아 온 CRM 생태계를 AI를 끼고 직접 개발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계정을 열어 쓰는 편이 훨씬 빠르고 쌉니다.
ChatGPT로 간단한 SaaS를 만들어 쓰거나 팔 수 있다는 생각에도 같은 비유로 답했습니다. 집에서 요리를 잘하는 것과, 같은 레시피로 100인분·200인분을 내는 식당을 여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SaaS는 쓰입니다. 항공권을 예매할 때도 결국 Skyscanner 같은 서비스를 찾습니다.
사용자와 함께 자란 시간
LinkedIn에서 본 ‘SaaS가 사람 갈아서 넣는 산업’이라는 말에는 동의했습니다. SaaS는 사람이 일을 이해하고, 그 일을 정리해 프로세스로 만들고, 그것을 개발한 결과입니다. 특히 B2B SaaS에서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흔히 놓치는 것이 사용자입니다. 초기 SaaS는 사용자가 돈을 내고 쓰면서 테스트합니다. 버그를 찾고, 의견을 내고, 개선을 함께 겪습니다. 이렇게 쌓인 시간과 노하우를 AI 에이전트가 몇 년 안에 대신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본인도 AI를 에이전트처럼 쓰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데이터는 SaaS 안에 쌓인다
에이전트가 인사이트를 찾으려면 먼저 정리된 데이터가 있어야 합니다. 그 정리를 해 두는 것이 SaaS입니다.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사람은 데이터를 정리하지 않습니다. 고객 정보, 마케팅 데이터, 세일즈 데이터가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은 SaaS가 있기 때문입니다. SaaS가 없었다면 이 데이터는 Excel 파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을 것입니다.
에이전트가 배우고 볼 데이터는 SaaS 회사 안이나 회사의 데이터 망 안에 있습니다. 그 데이터 없이 에이전트가 배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SaaS 회사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4. 에이전트에게 어디까지 맡길까 — 권한의 문제
진행자는 반대로 물었습니다. 에이전트가 SaaS를 없애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면 어떤 상황이어야 하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답은 중앙집권이었습니다. 에이전트가 아주 많은 데이터에 접근하고, 그 데이터를 발행하거나 옮기는 권한까지 가져야 합니다. 하나의 거대한 AI 운영체제가 그 일을 맡는 구조입니다. 이것을 영화 속 빅브라더에 빗대며, 기업과 정부가 그런 구조를 가만히 두겠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예로 든 것은 영상 리뷰 링크입니다. 에이전트에게 방금 찍은 영상의 리뷰 링크를 만들어 보내 달라고 한다고 해 봅시다. 에이전트는 영상을 인코딩해 어딘가의 서버에 올리고, 리뷰 URL을 만들어 상대에게 보내야 합니다. 그러려면 그 서버와 리뷰 플랫폼에 접근할 권한을 모두 에이전트에게 열어 줘야 합니다(영상 11:30).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것도 이 권한입니다. 에이전트가 여러 시스템을 지휘한다고 해도, 사람이 그 지휘 권한을 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라면 가능할 수 있고, 이미 많이 쓰이고 있었습니다. 선을 그은 곳은 거래에 직접 영향을 주는 행동입니다. 견적서를 보내고, 인보이스를 발행하고, 계약 관련 이메일을 보내는 버튼입니다.
‘목욕탕에 누워 견적서 보내’ 대목 — 영상 14:05
스탠리가 든 장면은 이렇습니다. 목욕탕에 누워 “견적서 보내, 할인을 적용해서 프로모션을 넣어 줘”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비즈니스맨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물음이었습니다(영상 14:05). 작은 거래라면 몰라도, 규모가 큰 거래를 음성 한마디로 에이전트에게 맡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즈니스에 중요한 행동은 앞으로도 보수적으로 갈 것으로 봤습니다. 대신 이미 있는 정보를 정리하고 인사이트를 뽑는 일에는 에이전트가 많이 쓰일 것입니다.
5. 먼저 흔들릴 SaaS
진행자의 마지막 질문은, 에이전트 시나리오가 일부 맞아떨어진다면 어떤 SaaS가 사라지느냐였습니다.
‘결국 어떤 SaaS가 사라질까?’ 대목 — 영상 12:13
- UI 중심으로 얇게(thin) 만든 SaaS
- 기존 PaaS(개발 플랫폼 서비스)나 다른 시스템을 베끼거나 비슷하게 만든 SaaS. 신생 업체라 브랜드 가치도 고객도 적고,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구조라면 점점 쇠퇴한다는 이유입니다.
이런 SaaS는 AI가 아니어도 시장 구조상 사라질 곳입니다. 다만 간단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기가 쉬워진 만큼, 그 속도는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6. 공존 — 에이전트도 결국 SaaS다
SaaS와 AI 에이전트가 공존하며 함께 가는 것은 확실하다는 전망입니다. 에이전트와 AI가 도울 곳은 두 가지입니다.
- SaaS 안의 데이터: 데이터가 쌓일수록 찾고 잇기가 어렵습니다. 이 일을 에이전트가 많이 도울 것입니다.
- SaaS 개발: DB 구조와 백엔드·프론트엔드 코드를 더 간결하고 빠르게 짜는 일, 그리고 QA·QC에서 AI가 힘을 낼 것입니다.
여러 DB와 사내 ERP, 외부 SaaS에 접속해 일을 지휘하는 에이전트가 나온다면, 그것도 하나의 서비스이고 SaaS입니다. Microsoft가 만든 에이전트가 모든 일을 해결한다는 그림에도, 그 에이전트 역시 SaaS가 아니냐고 되물었습니다.
영상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SaaS is dead는 틀렸다. SaaS is under threat은 맞아요.”(영상 16:07)
‘오늘의 결론’ 대목 — 영상 16:09
7. 지금 다시 보면
스탠리의 2026년 판단은 담지 않았습니다. 지금 파는 제품이나 쓰는 도구에 이 판단을 대 볼 때는 아래 네 가지를 확인하면 됩니다(편집자 정리).
- UI만 얇게 얹었거나 다른 서비스를 베낀 구조인가. 영상은 이런 SaaS가 먼저 흔들린다고 했습니다.
- 회사 데이터가 그 SaaS 안에 정리돼 쌓이는가. 에이전트도 그 데이터를 읽어야 일합니다.
- 견적·인보이스·계약처럼 거래를 움직이는 행동을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있는가. 맡긴다면 사람의 승인은 어디에 남았는가.
- SaaS 회사가 에이전트에게 어디까지 권한을 열었는가. SaaS 회사가 스스로 AI 에이전트를 붙이는 예는 INBOUND 2025 글에 정리했습니다.
2026년 9월 26일 확인 (편집자 추가) — 영상 공개 약 1년 뒤인 2026년 2월 5일, Reuters는 미국 소프트웨어·데이터 서비스 기업 주가가 1월 말부터 연일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기사).
이 글의 출처 · 일맛 영상 「[AI agent vs SaaS] 사스는 죽었다..? | 이슈토크 (AI agent)」(2025-01-21, 16분 38초) · 원글: 옛 NICEMOVE 블로그 「SaaS는 죽었다? (Microsoft 사티아 니델라)」(원제 그대로, 2025-07-21) · 추가 확인(2026-09-26): BG2 팟캐스트 사티아 나델라 편(2024-12-12), Cloud Wars 기사의 나델라 발언 인용(2025-05-12), Reuters 기사(Yahoo Finance 게재)(2026-02-05).